[60돌 맞은 원양산업] "한국 경제발전 이끈 신화 재건" 제2의 도약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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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은 '대한민국 1호 원양어선'인 지남호가 60년 전 부산항에서 출어한 날이다. 60돌을 맞은 우리나라 원양산업이 악조건을 극복하고 제2의 도약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올해 원양어업 진출 60주년을 맞아 본보와 부산시, 한국원양산업협회 등을 중심으로 원양어업 60주년을 재조명하는 작업이 활발하다. 정부도 원양산업 재건을 위한 종합대책 마련에 나섰다. 낡은 선박을 현대화하고 외국인 승선 확대로 인력난을 해소하며 새로운 황금어장을 찾는 등 한국 원양산업의 제2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해양수산부는 올해 원양산업 60주년을 맞아 원양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지난 4월 시작한 용역은 오는 10월 끝날 예정이다.
해수부는 용역을 통해 국내 원양산업 경영 실태, 오징어·참치·명태 등 주요 원양업종별 현황, 다른 원양조업국 동향 등을 분석한다. 관련 법과 제도를 고쳐 해외 수산가공시설 투자와 연계한 새로운 어장 확보 등 세부적인 전략도 마련한다. 조신희 해수부 원양정책관은 "최근 우리나라 원양기업들이 해외에서 양식, 유통, 가공, 판매 등 다양한 부문에 진출해 원양산업 외연은 확대됐지만, 이를 뒷받침할 제도는 충분하지 않은 실정"이라며 "용역 결과를 토대로 연말까지 원양산업 고도화를 포함한 종합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국제적으로 원양어장 자체가 줄고 있고 경쟁국도 많아 과거처럼 단순히 조업만 하는 원양어업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최근 남태평양과 아프리카, 남미 등 주요 어장을 가진 연안국들은 자국에 대한 투자 규모에 따라 어획 할당량(쿼터) 배정도 달리해 이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 이에 따라 해수부는 해당 지역에 진출을 희망하는 국내 투자업체들과 원양선사 간 합작 투자 등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 극동지역을 주목하고 있다. 이곳 수역은 다양한 어족 자원이 집단 서식하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황금어장'이다. 김영춘 해수부 장관은 최근 국회 인사청문회 서면 답변서에서 "연안국 공적개발원조(ODA) 확대와 대(對)러시아 극동지역 투자를 통한 조업 쿼터 확보 등 '원양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용역을 통해 원양산업 경쟁력을 악화하는 요인으로 지목된 낡은 선박과 인력난 해소 방안도 마련할 방침이다. 우선 원양선사 간 자조금 운용을 통해 선박 시설 현대화를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선원 구인난 해결을 위한 외국인 선원 승선 비율 확대와 정책 자금 금리 인하 등 원양업계 경영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대책도 검토한다. 조신희 원양정책관은 "참치선망은 돈이 되기 때문에 원양업계가 척당 300억 원 정도 드는 신조 사업에 나서고 있지만, 영세한 업계는 신조 사업에 나서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업계가 자조금 마련을 통해 선박 시설 현대화에 나서면 정부는 매칭펀드로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조 정책관은 "선원 구인난으로 원양업계가 외국 선원을 획기적으로 늘리려 해도 해당 노조의 반발로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우리보다 앞서 원양어업 쇠퇴기를 겪었던 일본과 스페인 등의 사례도 들여다보고 있다. 우리나라 원양산업이 하락세를 보일 때 중국과 일본은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원양산업을 발전시켰다. 특히 일본은 올해 새로 수립한 수산 기본계획을 통해 원양어선 고성능화, 해기사 양성 등 생산성 향상에 힘쓰고 있다. 중국도 원양어업을 국가 중점 산업으로 지정해 어선 건조, 세금 감면 등을 시행하고 있다.
김영춘 장관은 "올해로 60돌을 맞은 원양산업은 지난날 한국 경제 발전의 기틀을 다진 효자 산업이자 잊어서는 안 될 소중한 역사"라며 "비록 지금은 원양어업 성장이 주춤하고 있지만, 국가 차원에서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제2의 도약을 이뤄내겠다"고 다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