ふるさとへの道=2

記念詩・鎮魂歌・バイリンガル詩集・
    追憶詩・(想い~日記詩)

     

オンニョさんの詩(144-2)=バイリンガル詩集(36)記念詩「生れ故郷ー碇ヶ関をたずねて」

2011年07月30日 | 日記

기념시 <태여난 고장-碇ヶ関를 찾아>
          (이카리가세키)    
   
  허 옥 녀

1.[캐슬]호를 타서


東北 우리 학교에서의 위문공연을 끝내
弘前행의 [캐슬]호에 몸을 실었다
(히로사키)

드디여 가는구나 碇ヶ関로
꿈에서도 본 태여난 고장으로

예순두해란 기나긴 세월
마음 한구석에서 언제나 걸렸었다

어디서 어떤 곳에서 태여났을가 나는
언젠가는 언젠가는 찾으러 가야지…

끝없이 펼쳐지는 전원풍경,푸르름이 눈부시다
터널을 몇번이나 빠져나가 고속뻐스는 간다

<碇ヶ関까지 27키로> 표시판의 문자에
두근두근 고동이 높뛰기 시작했다

좌측아래에 촌락이 보인다 불그스름한 지붕 건물에
또렷이 씌여진 <碇ヶ関온천향에 어서 오세요>

금세 지나가버렸다 허나 틀림없이
나는 향하고있다 인생의 출발점에!

2.碇ヶ関역에서


弘前에서 奥羽본선의 완맨카를 타서
네번째역에서 내렸다 碇ヶ関다

나지막한 산에 둘러싸인 고요한 자태
눈에 비치는것은 온통 푸르른 논밭,사과밭

大正시기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다는
碇ヶ関역홈에 내내 선다

上野발 青森행의 증기기관차를 타고
어머니도 내리셨지 이 홈에

몰려오는 진통을 참다 못해
언니와 오빠를 데리고 마지못해 내린 역

얼마나 불안했을가
의지할 사람도 아는 사람도 없는 이 역에서

계단을 한단한단 올라 복도를 걷는다
계단을 한단한단 내려 출구를 향한다

역직원도 없는 자그마한 역
차표를 받아줄 사람도 없는 역

예순두해의 세월을 거쳐 지금 여기에 선다
어머니의 복중에 있었던 내가 여기에 선다





3.일요일의 碇ヶ関支所


마침 한달전에 FAX를 보냈다
인터넷으로 찾은 碇ヶ関総合支所에

<내가 태여난 고장을 찾아주세요
 碇ヶ関의 작은 자취려관이래요>

실마리는 오직 이것뿐
구름을 잡는것 같은 이야기

그런데 総合支所의 직원들은 
자기일처럼 가슴 아파하며 찾아주었다

仙台로 출발할 이틀전,드디여 온 반가운 소식
<찾았어요.도착한 즉시 支所로 오세요>

일요일이리라 념려하는 나에게
몇시든 좋으니 오시라고 하는 黒滝씨

이런 우연이 어디에 또 있단 말인가
예약한 숙소가 総合支所의 바로 코앞이라니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향했다 総合支所로
支所長와 黒滝씨가 반갑게 맞아주었다

수많은 자료,지도,특산물,사과,생즙
碇ヶ関의 이름이 새겨진 T샤쯔까지 입고서

70마리의 개똥벌레까지 준비해 주었었다
碇ヶ関의 밤을 반디와 함께 지내보시라고


4.별하늘에 안긴듯


높이 15CM정도의 유리통안에
논에서 잡았다 하는 70마리의 개똥벌레
뚜껑에는 <개똥벌레의 호텔>이라 새겨졌었다

어제 밤 논가까이까지 차를 당겨
윙커를 반짝반짝 켰다 껐다 하여
모여든 반디를 헌꺼번에 담아넣었다 한다

야밤 12시,전기불을 죄다 꺼서
이불우에 가로 누운채 가만히 본다
반디불이 춤춘다 우로 좌로 빙빙 돈다

캄캄한 방안에 개똥벌레가 내보내는 빛이
유리창과 거울에 반사되여 이룩된 황홀경
꿈속같은 신비로운 세계

시력이 약한것이 이렇게 효과를 낼줄이야
마치나 안개속을 더듬어 호수가에 선듯 
하늘에 가득한 별무리에 안긴듯

별흐르는 날 어머니가 지어주신 [유카타]를 입고
옆집 친구와 손잡고 춤 추러 간 어릴적 일이 
어쩐지 떠올랐다가는 꺼지고 꺼졌다가는 떠올랐네

支所長의 상냥하고 자상한 마음 씀이 
평생 잊지 못할 행복한 밤을 주었다
碇ヶ関에서의 첫밤을 마음속깊이 새겨주었다




5.白沢의 샘터에서


<여깁니다> 아침,支所長님의 소리
碇ヶ関支所에서 차를 몰아 5분쯤 간 곳
내가 태여났다는 싸구려 여인숙이 있던 자리

잡초가 무성한 공지다 생각보다 작다
좌측은 곧 산기슭이다 차길의 자취가 있다
기차가 지날 때마다 집이 흔들렸다 한다

여인숙 자리 바로 입구에 있는 샘터
산에서 길고긴 관으로 뽑아 당겨온 샘물
江戸시대로부터 계속 흐른다는 물줄기

수도가 없던 예나 오늘이나 공동의 샘터
길손들도 여기서 세수를 하고 빨래를 했다지
동네사람들이 모여 이야기꽃을 피운 귀중한 자리

어머니도 이 물로 설겆이랑 빨래랑 하셨을가
내 기저귀도 빨고 때론 목욕도 시켜주시고
여섯달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신세를 진 샘터

손을 뻗치여 만져보았다 차다!
처음으로 실감하는 태여난 고장의 감촉 
뇌리에 떠오르는것은 암갈색 어머니의 사진

몇번이고 몇번이고 만져본다
손바닥으로 물을 받아 입에 넣어본다
맛있다! 눈물과 함께 꿀꺽 삼킨 白沢의 샘물




6.花岡찌에씨와의 만남


(토노사키)
<外崎씨네 할머니는
 참말로 참말로 자상한 분이였어요.>

애타게 찾던 여인숙옆에서 나서자라 현재도 산다
花岡찌에씨,3대 이어진 교원가정에서 태여난 분
나보다 열두살 우의 날씬하고 품위있는 할머니

려관값을 물지 못하는 가난한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이 여인숙에서 자고갔다네 방은 4칸만
자식 둘을 키우면서 여인숙을 유지해왔다는 外崎씨

찌에씨의 말을 들으면서 어머님 말씀을 떠올린다
역을 내려 만삭이 된 배를 안고 헤매던 때
한 할머니가 우리 집에 가자고 이끌어주셨다고

방에 들어가자마자 산모를 기다릴새도 없이 
내가 태여나 태줄을 자기 이발로 끊었다고
이분을 못만났더라면 어머니는?나의 목숨은?

<틀림없어요.이 근방에서 여인숙은 여기 뿐이고
 外崎의 할머니같으면 반드시 살렸을거에요>

고맙습니다 花岡씨 살아있어주셔서
당신덕분에 겨우 찾았습니다
어김없이 내 태여난 고장의 주소를!

「青森県平川市碇ヶ関160番地-5」
생명의 은인 外崎씨 증언자 花岡찌에씨
손 마주 잡고 눈물속에 기쁨 나눈 감격의 순간!

7.碇ヶ関支所에서의 랑독회


花岡찌에씨와의 감격의 대면이 끝난 후
흥분이 채 가시여지기도 전에 支所로 돌아왔다
支所의 직원들이 열어준 나의 랑독회

[조선학교무상화제외반대]를 호소하기 위해 
난생 처음으로 일본글로 지은 시 <내 고향>
広島、東京、京都、奈良、大阪 랑독회에서,집회에서
헤아릴수없이 랑독해온 시 <내 고향>

그 시를 지금 <고향>에서 랑독하는것이다
다리도 소리도 떨린다 이런건 생전 처음이다
남편의 상냥한 흘류트반주가 살짝 힘을 준다

-태여나 자란 곳이 고향이라 누가 했을가
 나에겐 고향이 없었다 내 고향이 없었다…

누가 상상이나 했으랴
태여난 고장 碇ヶ関에서
이 시를 랑독할 날이 올줄이야

이 시를 읊을 때마다 생각했다
그 누가 내 원한을 알겠느냐고
그 누가 내 슬픔을 알겠느냐고

허나 지금 내 가슴에 가득찬것은 감사의 마음
이렇게 근사한 마을에서 태여났을줄이야
이렇게 근사한 사람들이 있었을줄이야…




8.三笠山를 올라서
 

푸르싱싱한 아카시아나무,여기저기에 천연삼나무
하얗고 사랑스런 사과꽃에 쌓여
소년기를 여기서 지낸 葛西善蔵의 문학비
            
가는곳마다 자양화가 환하게 피여있네
支所長들이 학생시절에 심은 모종이 
파랑,분홍,연보라색꽃들을 해마다 피운다네
            
三笠山꼭대기에서 碇ヶ関의 전경이 보인다
뻐스안에서 본 「碇ヶ関온천향에 어서 오세요」가
総合支所의 뒤쪽벽인줄 누가 알았으랴

빨간색,푸른색의 지붕,다 함석지붕이다
추운 겨울에 눈이 쌓이지 않도록 궁리했다네
碇ヶ関는 두개의 산맥으로 둘러싸인 분지였구나

室町시대로부터 관문이 있는 지역으로 번영한곳
마을을 흐르는 平川의 맑은 물,끝없는 사과밭
풍요한 자연과 온천의 혜택을 받은 정숙한 마을

인구는 비록 2,800명에 불과하나
제 고장에 대한 긍지는 아무한테도 지지 않네
黒滝씨도 市所長님도 碇ヶ関를 고향으로 두었다

<넌 사과밭에서 주어 왔어>
그 얘기 들을적마다 青森로 돌아가니 차비 달라고
떼를 쓰던 어린시절이 참으로 그립기도 하네

<야- 碇ヶ関― 난 드디여 왔어->
웨치고싶은 마음을 누르며 사과밭을 하염없이 걸었다

9.三笠식당에서


<이 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三笠식당에서 점심을 합시다>

支所長님을 따라 식당으로 들어간다
昭和의 분위기가 감도는 오래된 가게
사진첩이랑 잡지도 놓여있네

벽에 붙여진 큰 포스터
[自然薯라면] 먹음직한 울림
<나 이걸로 할게요> 결국 모두 이 라면

라면을 기다리는동안 주고받은 말
오늘 아침 만난 花岡씨의 아버님에게서
이집 주인도 학생시절 배웠다 하는구나

사진첩을 보고있노라니 그려진다 大正시대의 모습
昭和시기의 平川와 다리,마차까지 달린다
大阪에서 태여난 고장을 찾아서 왔다고 소개된다

<여인숙의 이름을 알수 없어요>
<아,샘터곁에 있은 여인숙 말이요?大黒屋이지요
국수주문을 받아 여러번 배달했으니 틀림없어요>

大黒屋?大黒屋?! 사무소에서 아무리 찾아도
끝까지 알길 없어 체념할번 하던 가게의 이름이 
이렇게도 쉽게 알게 될줄이야,기적? 우연?

碇ヶ関에 와보니 놀랄 일 뿐이네
하나의 대가정같은 마을
피가 철철 흘러넘치는 요람,내가 태여난 고장!

10.碇ヶ関의 명소를 돌면서


三笠식당의 2대주인 阿部씨한테서
소중한 증언을 받은 뒤 [죽순의 고을]로 향했다

수령200년의 삼나무앞에 서서 우러러 본다
한동안 시간을 잊게 하는 삼림의 시원한 향기

봄엔 산벗나무가 피고지고 여름엔 즐거운 낚시
가을엔 단풍,불고기,온천을 즐기는 호화로움

코티지가 멋있구나 안에 들어가보니 제집 같구나
<래년 가을에 꼭 언니,오빠와 함께 오겠어요>

쉽게 입에서 나온 말,하지만 거짓이 아니야
몇번이라도 오고싶은 곳,졸졸 흐르는 시내물

돌아가서 보고하면 모두들 얼마나 기뻐할가
일가 모두함께 가자고 할지 누가 알랴

다시한번 碇ヶ関역에서 사진촬영,마음에 새기자고
역 바로 옆의 옥내촌민수영장 遊泳館에도 가본다
               
몸에 좋다는 온천이 있는 道의 역-碇ヶ関                      
관문의 흔적이 남은 곳에서 江戸시대를 맛본다
              
죽순을 담은 통조림,自然薯국수에 青森사과[키라라]
들고 갈 선물도 잔뜩,두둥실 뜬 구름이 웃는다

碇ヶ関를 송두리채 가져가고싶다 大阪로
칠색온천이 다시 오라 무럭무럭 김을 뿜는다


최종장  끝없이 계속되는 행각


大阪로 향하는 비행기안에서 줄곧 생각했다
나는 어째서 碇ヶ関를 계속 찾았을가
나는 어째서 태여난 고장에 집착했을가

사람은 누구나 생지를 가진다 선택은 못하지만
더우기 나는 이방인,흘러흘러서 당도한 곳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거슬러올라가면 백년전

나라를 빼앗겨 피눈물로 일본에 건너온 할아버지
부친을 찾아 일본에 온 아버지와 어머니가 만나
일자리도 없이 방방곡곡 헤매는 길에서 태여난 나 

굴욕적인 외국인등록증을 처음 본 중급시절
열손가락의 지문을 뺏기면서 나는 생각했다
나는 죄인인가? 평생 얽매이며 살아야 하는가고

마음 어디선가에서 늘 원망했었다
나라를 빼앗은자들을,리산가족을 만든 놈들을
치마저고리조차 자유롭게 입지 못하게 하는 세상을

60년이란 기나긴 세월 마음의 문을 꽁꽁 닫아메고
절대로 용서치 않았다 조부님 다리를 빼앗은 놈들을
출생지조차 모르고 태여나자란 이 억울함을

덮어놓고 공부했다 우리 말 공부를
누구보다도 자기 나라 말을 능란하게 하고싶다고
이역에서 태여난것을 못하는 구실로 함은 싫었다

정년을 맞아 문득 제 정신이 들었을 때 생각했다
태여난 고장도 모른채 이냥 죽어가야 하는가고
자식들에게 전해야 하는것은 무엇인가고

자상한 사람들이 사는 碇ヶ関에서 생을 타고
지금도 변함없이 상냥한 이 마을사람들 덕분에
출생지를 찾은 감격,기쁨,깊어가는 감사의 정

그 마음이 강할수록 나는 생각하는것이다
조부님과 아버지,어머니가 나서자란 진짜 고향을 
한번도 보지 못한채 그저 나이만 먹어갈것인가고

식민지로 이어진 남북의 분단은 너무나 길었다
개개인의 슬픔을 참아가며 악착하게 살아온 반세기
등 구부러진 큰오빠는 지금도 혼자 산다 제주에서

반드시 찾아야 한다 당당하게 가슴을 펴고
민족의 긍지를 안고 살아온 60년을
결코 헛되게는 못한다 절대로 못한다

끝없이 행각은 계속된다,허나 발걸음은 가볍다
기어코 하나가 된 고향땅에서 온 식구가 모여
碇ヶ関에서 있은 일을 웃으며 회상할 날은 오리라

碇ヶ関의 사람들이 그러한것처럼
민족도 국적도 넘어서서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며
나도 두 나라 이을 다리가 되리라 속으로 다졌다
 

        2011.7.19